폭스바겐의 차량이 고속 안전성과 연비가 특히 좋은 이유

폭스바겐의 여러 모델을 경험해 보면, 몇 가지 공통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주행의 안정감입니다. 골프나 폴로처럼 비교적 컴팩트한 모델부터, 투아렉이나 아틀라스 같은 대형 SUV까지, 폭스바겐 모델들은 도로 위에서 뛰어난 안정감을 보여줍니다. 특히나 고속으로 주행할 때 더욱 그 빛을 발하는데요, 운전대 조작에 따른 부드럽고 정확한 움직임은 큰 신뢰감을 주죠.

또 하나의 강점은 연료 효율성입니다. 폭스바겐의 주력 파워트레인은 디젤 엔진입니다. 2.0리터 디젤 엔진은 오랜 시간 동안 발전해 오면서 뛰어난 연료 효율성을 갖췄습니다. 가솔린 엔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타만 하더라도 2.0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고속주행에서 17.1km/l에 달하는 뛰어난 효율을 보여줬었죠.

제타에 탑재되는 가솔린 엔진
자동차의 주행성능은 직접적인 주행 테스트를 충분히 거쳐야 합니다. 폭스바겐그룹은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 중에서 가장 다양한 테스트 트랙을 보유하고 있고, 테스트 트랙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폭스바겐그룹의 테스트 트랙은 ‘나르도 링’으로 불리는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Nardo Technical Center)’입니다.
다양한 테스트가 가능한 유일한 곳

이탈리아 남부 아풀리아(Apulia)주에 위치한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는 1974년 이탈리아 피아트(FIAT)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 포르쉐가 이를 인수하면서 폭스바겐그룹이 사용하기 시작했죠. 메인 테스트 트랙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트랙이 20개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어 다양한 주행 테스트가 가능한 이곳에서 폭스바겐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테스트를 진행해왔습니다.

최근 폭스바겐코리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렸던 폭스바겐의 슈퍼카 ‘W12 나르도’ 기억나시나요? 이름부터 나르도입니다. 폭스바겐은 W12 엔진의 성능과 내구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에서 W12 나르도로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주행했습니다. 드라이버와 타이어 교체, 주유 등을 포함해서 W12 나르도는 24시간 동안 총 7,740.5km를 달리며,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1980년에는 공기저항과 디젤 엔진의 효율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카 ‘ARVW’를 제작해,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에서 테스트하기도 했습니다. ARVW는 오로지 효율만을 위해 설계된 자동차로 독특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기저항 계수는 0.15Cd에 불과했고, 177마력의 2.4리터 6기통 디젤 엔진으로 시속 362km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전기차 ID.7가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에서 효율성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ID.7은 한번 충전으로 무려 941km를 달리며 압도적인 전기효율을 증명하기도 했죠.
우주에서도 보이는 끝이 없는 도로?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의 여러 특징 중 하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전체 면적은 약 700헥타르로, 축구장 1,000개 규모에 달하는 수준입니다. 이는 여의도 전체 면적보다 2.4배 큰 크기로 웬만한 소도시 정도의 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성 지도로 살펴봐도 아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 테스트 트랙은 우주에서 인공위성으로 봐도 선명히 보일 정도라고 하죠.

또 다른 특징은 코너가 없는 원형 트랙이라는 점입니다. 메인 트랙의 길이는 약 12.5km에 달하며, 외경 지름만 해도 약 4km에 이릅니다.
나르도 테크니컬 센터의 메인 트랙에서 주로 사용되는 가장자리의 4개 차로는 4~22.5도로 기울기가 설계되어 있습니다. 1차로에서 시속 100km, 2차로에서 시속 140km, 3차로에서 시속 190km, 4차로에서 시속 240km로 달리게 되면, 운전대의 조작 없이 계속 트랙을 달릴 수 있습니다. 마치 끝없는 직선 도로를 달리는 느낌을 받게 되죠.

일반적인 제한 속도는 시속 240km지만, 테스트 트랙을 독점으로 이용할 때는 속도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가티, 포르쉐 등과 같은 스포츠카 제조사도 이곳에서 최고속도를 측정하고, 모터스포츠에서 사용되는 레이스카의 최고속도, 내구성 등을 측정하기도 합니다.

최근 자동차 제조사는 시뮬레이터를 신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뮬레이터는 날씨,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신차를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실의 시뮬레이터와 실제 도로에서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고, 실제 도로 환경에서의 테스트 결과가 더 신뢰성이 높습니다. 그만큼 테스트 센터 및 테스트 트랙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앞으로도 폭스바겐그룹이 가지고 있는 여러 테스트 센터를 하나씩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