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1Tech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폭스바겐그룹의 빅 픽처 IV ? 엔진시대부터 이어진 탄소저감의 노력, 미래를 향하다 ? (2/2) 성능과 이산화탄소 저감, 접점을 이루다

20세기 후반부터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주어진 ‘이산화탄소 저감’이라는 해결과제는 ‘연비 개선’과 동일 선상에 있었다.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었으나, 논리적으로 함께 해결할 수 있는 과제였다. 이를 위해 자동차 제조사들이 부단히 노력해 오는 사이, 지구환경변화는 이산화탄소 저감 이상의 복잡한 과제를 연이어 던져주었다. 연료 소모 저감을 위해 선택한 첨단기술과 그로 인한 오염물질을 상대로 치러야했던 폭스바겐그룹의 도전의 기록을 살펴본다.


터보엔진의 존재 이유

배기가스를 이용해 회전하는 터빈 혹은 엔진의 구동력을 활용한 블로워로 공기를 압축, 이를 연소실에 밀어 넣어 추가적인 폭발력을 얻어내는 과급 방식은 1960년대부터 양산차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술적 안정성, 주행 시 동력 전달의 이질감 등을 이유로 에너지파동 전까지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폭스바겐그룹의 터보엔진 전략 본격화는 2차 에너지파동 직후인 1979년 무렵부터였다. 197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2.1리터(2,144cc) 직렬 5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을 장착한 아우디 200과 2.0리터 디젤 터보엔진을 장착한 아우디 100을 시작으로, 이 고성능 직렬 5기통 터보엔진의 유전자는 10년뒤 완전 전자제어식 2.5리터 직분사 엔진을 거쳐 지금의 아우디 TT RS, RS3 등 최고출력 400마력대의 다운사이징 고성능차로 이어지고 있다.


[▲모터스포츠에서 활약한 아우디 200 콰트로 터보]


디젤 터보엔진 부문에서 1999년 배기량 3.3리터(3,328cc)에 달하는 V8 TDI, 그리고 2008년 Q7에는 최대토크 100kgm가 넘는 6.0리터(5,934cc)의 V12 TDI라는 엔진까지 등장했다. 지금의 투아렉에 적용되는 최고출력 418마력의 4.0리터 V8 TDI도 이 유전자를 계승한 엔진이다.


[▲V12 TDI라는 엄청난 제원의 아우디 Q7]



[▲4.0리터 V8 TDI 엔진을 장착한 폭스바겐 투아렉]


언뜻 보면 이런 대배기량 엔진은 탄소저감이라는 목표와 거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가솔린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처럼 많은 연료를 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최대토크를 가능한 한 낮은 엔진회전수부터 발휘해 덩치가 큰 SUV나 대형세단의 거동을 여유롭게 하는데 목적이 있었던 엔진이라는 점에서 방향이 달랐다.


트윈 도징 SCR 시스템, 고성능 디젤의 생명을 연장하다

디젤엔진이 질소산화물의 주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고온·고압 과정을 거쳐 연소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가솔린 터보엔진도 압력이 높으면 질소산화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현재 질소산화물을 무해화시키는 방법의 표준은 SCR(선택적 환원촉매) 장치다. 배기가스가 통과하는 촉매장치의 전단에 요소수를 분사하면 열에 의해 암모니아로 기체화되고, 이것이 질소산화물과 반응을 일으켜 물과 무해한 질소로 바뀌는 원리다.


그러나 배기가스 내 질소산화물 비중을 규제하는 유로 규제가 더욱 강화되자 기존 SCR 방식만으로는 한계에 봉착했다. 그렇다고 디젤엔진의 고성능화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요소수 분사장치를 이중으로 설치하는 ‘트윈 도징(twin dosing)’ 방식의 SCR 시스템 개발을 완료했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DI에 첫 적용된 이 기능은 아우디 SUV 모델인 Q5와 해치백 A3에도 적용되고 있다. 이를 통해 유해한 질소산화물을 80%까지 걸러낼 수 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 부하 줄이고 연료 효율 높이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이 아닌, 엔진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 절감기술 중 하나가 바로 48V 배터리 시스템이다.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하이브리드와 닮은 듯하지만 다른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MHEV)은 연료 효율 향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시스템은 높은 배터리 전압을 기반으로 엔진 아래에 있는 벨트형 스타터-제너레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48V 리튬이온 배터리는 콤팩트한 관성으로 주행할 수 있는 완만한 내리막길이나 평지에서는 엔진 작동을 멈추는 한편 회생 제동을 통해 에너지를 축적한다. 또한 시속 55~160km에서 가속페달을 놓으면 최대 40초 동안 엔진 작동을 멈춰 효율성을 높인다. 시속 22km 이하로 내려가면 스타트-스톱 모드가 작동해 연료 소모를 줄인다.


[▲폭스바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아우디 Q7에 적용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의 역할을 벨트형 스타터-제너레이터가 맡고 있는 것이다. 연료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많아 이미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여러 모델에 적용됐다. 이 시스템을 적용함으로써 100km당 연료 소비를 0.7리터까지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비교적 긴 콘텐츠와 다양한 주제를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폭스바겐그룹이 걸어온 탄소중립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차량의 전체 생명주기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감축 또는 상쇄하는 노력, 전동화, 그리고 언젠가 역사가 될 엔진시대에서부터 시작된 탄소저감 및 오염최소화 노력까지, 폭스바겐그룹의 기술 발전은 한 편의 서사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서사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계속 진화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은 전동화는 물론 이동의 효율화와 첨단화를 지향하는 소프트웨어 측면의 연구개발까지, 청정하면서도 강력한 이동수단의 새 경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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