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다. 이 간단한 명제는 지난 콘텐츠까지 살펴본 큰 계획의 실현에 있어 대전제가 된다. 결국 그 모든 계획의 실현은 자동차를 통해 이뤄진다. 지난 7월 1일, 한국에 출시된 아우디 최초의 전기차 모델인 e-트론 콰트로 55는 e-모빌리티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큰 게임을 이끌어갈 첫 선발투수라 할 수 있다.
5년간 예산 68%가 투입되는 분야는?
300억 유로, 한화로 약 40조 원. 천문학적 규모의 이 금액은 폭스바겐그룹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가진 e-모빌리티에 투자하는 비용이다. 동기 전체 예산은 440억 유로(약 59조 원)로, 전동화에 투입되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68%에 이른다. 그리고 이 예산은 이미 실질적인 결과물로 나오고 있다.
그 결과물은 다름 아닌 아우디의 전기차 e-트론과 폭스바겐의 ID. 패밀리다. 유럽과 북미의 주요 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냈던 이 모델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인도를 시작하며 모터쇼 부스를 벗어났다. 그 중 아우디의 e-트론 55 콰트로는 2020년 7월 1일에 한국에 출시됐다. 2020년 9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고객 인도를 앞둔 폭스바겐의 ID.3의 국내 출시도 기다려진다.
영화와 모터스포츠, 아우디 e-모빌리티의 가능성
사실 폭스바겐그룹의 전동화 모빌리티 전략은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이 아니다. 특히 아우디는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e-모빌리티의 역할과 가치가 무엇인지 일찍부터 대중과 공유해 왔다. 어느덧 고전의 문턱을 기웃거리고 있는 <아이, 로봇(I, Robot, 2004)>에서 윌 스미스가 탔던 아우디, <어벤져스: 엔드게임(Avengers: Endgame, 2019)>에서 아이언맨이 타고 나왔던 R8 e-트론은 그런 맥락에서 선보였던 차들이다.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한 아우디 R8 e-트론]
그런가 하면 아우디의 모터스포츠는 e-모빌리티의 가능성을 영화가 아닌 현실에서 더욱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전기차의 F1이라 불리는 포뮬러 E는 전기차가 넘어서야 할 한계를 극한으로 테스트하는 장이다. 특히 배터리의 열화 방지와 냉각, 다양한 전장시스템의 효율적 협응 등은 모터스포츠에서의 극한 주행환경이 아니면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조건들이다.
[▲아우디의 포뮬러 E 머신 — 전기 신호로 정교한 제동 조작을 가능케 한 브레이크-바이-와이어가 이미 적용됐다.]
아우디, 드디어 시작이다! e-트론 55 콰트로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등장한 SUV 타입의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낸다. 전장 4,900㎜, 휠베이스 2,928㎜의 차체 크기는 무척 제한적이었던 중대형급 전기 SUV의 선택지를 넓혀준다. 그간 전기차는 너무 작거나 반대로 부담스러울 정도로 컸고, 디자인도 이질적이었다. 하지만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는 그간 우리에게 익숙했던 럭셔리 SUV 수준의 차량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브랜드의 고유 가치와 전기차로서의 혁신을 모두 담고 있다는 것이 e-트론의 핵심적 매력이다. 수직 스트럿이 들어간 8각형 싱글프레임, 배터리 위치를 표시해주는 도어 실(seal)과 블랙 인레이, 배기파이프가 없는 디퓨저 등은 엔진시대에서 e-모빌리티 시대로 이행하는 아우디의 진화론적 면모를 보여준다.
[▲2019년 7월 1일 국내에 출시된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
무엇보다 모터스포츠 등에서 얻은 공력 성능 강화 전략이 키포인트다. 이미 콘셉트카 등을 통해 공개된 것이지만 양산차 최초로 공기역학적인 버츄얼 사이드 미러를 적용했다. 이를 통해 SUV로는 가장 낮은 0.27의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한다.
아우디의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디자인적 요소, 높은 공력 성능과 조화를 이루며 최고출력 265킬로와트(360마력), 최대토크 57.2kg·m의 힘을 발휘한다. 부스트 사용시 최고출력은 408마력, 최대토크는 67.7kg·m에 달한다. 0→100km/h 가속시간은 5.7초로, 엔진시대의 여느 고성능차에 못지 않은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반면 ‘탄소중립’이라는 가치를 지향하는 아우디 e-트론은 힘만 자랑하는 차가 아니다. 95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는 보다 발전된 회생 제동을 통해 별도 충전 없이도 90%의 에너지를 다시 얻을 수 있다. 원래 주행 중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지만, 충전에 필요한 발전 요구량까지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전기차 최초로 적용된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시스템이다. 브레이크 페달과 브레이크 유닛 간의 물리적인 연결 대신 정교한 전장제어를 통해 마스터실린더의 압력을 제어하는 이 시스템은 에너지 회수시의 손실을 최소화한다. 이 기술 역시 다름아닌 포뮬러 E 머신에 적용되어 있는 기술이다.
<브레이크바이와이어 애니메이션>
이처럼 아우디 e-트론은 고급, 대형, 고성능의 영역에서 e-모빌리티의 보편화를 선도해왔다. 그간 에너지의 장대한 소모를 통해 구현하는 빠름과 안락함의 개념을 벗어나, 사용한 에너지까지 다시 회수하는 새로운 개념의 SUV가 e-트론의 실체다.
다음 콘텐츠 < 폭스바겐 ID. 패밀리, 탄소중립의 보편화>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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