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1Tech

가장 명료한 디자인, 가장 아우디스러운 본질


아우디의 콘셉트카 콘셉트 C(Concept C)가 공개된 이후 반응이 뜨겁습니다.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 이어 IAA 모빌리티 2025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콘셉트 C는,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간결한 실루엣을 통해 기존 아우디와 다른 파격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었죠.

 

“아우디는 왜 이런 차를 만들었을까?”

 


아우디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콘셉트 C는 단순히 파격을 위한 디자인이 아니라, 아우디가 오랜 시간 축적해온 디자인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프로젝트라고 말이죠.

 

초창기 아우디의 디자인은 기술에서 시작됐습니다.
1920년대는 독일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공기역학에 대한 초기 연구가 확산되던 시기였습니다. 아우디 역시 기술 중심의 차체 설계를 발전시키며 효율과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했죠. 

 


아우토유니온(Auto Union)은 당시로서는 가장 혁신적인 레이싱카 개발에 착수합니다. 그 정점에 있는 모델이 바로 아우토유니온(타입 C 스트롬리니)입니다. 1937년 기록 경주를 위해 설계된 이 차량은 알루미늄 경량 차체 위에 유선 실루엣을 적용해, 공기저항을 극도로 최소화한 모델이었습니다. 


속도를 위한 기술이 어떻게 디자인을 변화시키는지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로 평가되며, 이러한 기술 중심의 설계 경험은 이후 아우디가 디자인과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아우디의 기술적 이미지는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전쟁 직후, 자동차 산업이 안정되면서 아우디는 기능·안전·효율 중심의 실용 디자인을 다듬어갔습니다. F103 시리즈는 아우디 최초의 4기통 4행정 엔진을 탑재하며 대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아우디 80, 아우디 100 등이 등장하며 기술 기반의 정갈한 아우디 스타일이 형성됩니다. 

 



1980년대, 아우디에게 전설적인 순간이 나타납니다. 바로 콰트로(quattro). 당시 대부분의 고급차가 후륜구동을 고수하던 시기에, 아우디는 사륜구동 시스템을 승용차에 도입하며 판도를 바꿉니다.


콰트로는 아우디의 슬로건 ‘기술을 통한 진보(Vorsprung durch Technik)’를 상징하는 기술이 되었고, 이 시기부터 아우디는 “기술적 세련미”라는 이미지를 확고히 만들었습니다.

 


2000년대는 아우디 디자인의 새로운 전성기입니다. 이 시기 아우디는 ‘아우디다운 디자인’을 구축하는 대대적인 혁신을 시행합니다. 대표적인 모델로서 아우디 A6 (C6)는 싱글프레임 그릴이 적용된 모델로서 아우디의 ‘당당한 얼굴’을 완성시켰고, 아우디 TT는 절제된 원형 기반의 조형으로 완벽한 그래픽 형태를 창조해냈죠.


이 시기 아우디 디자인 철학은 ‘less is more’로 간결하면서도 개성있는 디자인으로 유명해지며 ‘프리미엄 디자인 브랜드’로 자리 잡습니다.

 

그러나 최근 전동화·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차들은 점점 더 많은 기능과 장치를 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동차의 외형도 자연스럽게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죠. 표면은 늘어나고, 디테일은 과해지고, 디자인의 “본질”이 희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우디는 고민했습니다.

 

우리가 다시 추구해야 하는 디자인의 중심은 무엇일까?

 


아우디의 새 디자인 언어, ‘급진적 단순함(Radical Simplicity)’의 탄생


아우디는 디자인의 방향을 다시 세우기 위해 새로운 원칙을 만들었습니다. 그 핵심은 네 가지입니다: 명료한 형태(Clarity of Form), 높은 효율성(Efficiency), 기술과 감성의 조화(Tech + Emotion), 한눈에 이해되는 캐릭터(Instant Identity).


이 철학을 실험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결과물이 바로 콘셉트 C입니다. 

 


크롬 장식 없이 직선적이고 깨끗한 전면부는 “기능 중심의 얼굴은 이렇게 단순할 수 있다”는 메시지입니다.  하나의 선으로 연결한 차의 실루엣은 과거 물방울형 에어로 디자인의 현대적 재해석으로도 볼 수 있죠.

 


필요할 때만 드러나는 인터페이스와 군더더기 없는 공간은 미래형 사용자 경험을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아우디의 100년을 가로지르는 디자인 역사를 다시 보고 나면 이 모델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 콘셉트 C는 단순한 콘셉트 카가 아니라 아우디 디자인 언어의 리셋 버튼 같은 존재입니다.

 

복잡성에서 벗어나 다시 본질로 돌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아우디의 새로운 출발점. 
앞으로 아우디가 이 ‘급진적 단순함’의 철학을 어떤 모델들로 이어갈지, 더욱 기대해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