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Life2024-05-03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의 정수를 담은 한마디 (1) 폭스바겐 편
시대를 초월해 지금까지 깊은 감명을 선사하는 폭스바겐그룹 브랜드의 슬로건을 브랜드별로 살펴볼까요? 첫 번째는 폭스바겐입니다.
1950년대 미국의 신문에 폭스바겐의 광고가 실렸을 때 사람들은 눈을 의심했습니다. 이미지와 텍스트가 지면을 가득 채우는 광고들 사이에서 갑자기 여백이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여백 한켠에는 장난감 자동차로 보일 만큼 작은 사이즈의 비틀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작게 생각하라(Think small)’이라는 슬로건이 삽입되어 이것이 의도된 광고임을 알렸습니다.
폭스바겐의 파격적인 슬로건은 크고 화려한 자동차를 좋아하던 당시 미국 사람들을 겨냥해 작성되었습니다. 작은 것이 단점이 아니라 오히려 연비 및 가격 면에서 장점이 될 수 있다는 반전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되는 데 성공했죠. 그 결과, 비틀은 1960년대 미국 수입차 시장에서 절반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며 날아올랐습니다.
‘레몬’ 하면 과일부터 떠오르지만, 자동차 시장에서는 다른 의미로 사용됩니다. 이상이 있는 차량의 상태를 숨기고 판매하는 행위를 ‘레몬’이라 부르기 때문입니다.
폭스바겐은 일종의 금기어가 된 ‘레몬’을 과감하게 광고 전면에 활용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불량품을 왜 광고에 내세우지?’ 하다가 ‘이렇게만 보면 멀쩡해 보이는 차인데 왜 불량품이란 거지?’ 하며 궁금해했을 겁니다. 하단의 텍스트에 그 답이 있습니다. 앞 좌석 사물함 문을 장식한 크롬 도금에 작은 흠집이 있어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그냥 판매해도 될 법한 작은 흠집도 허투루 넘기지 않으니 믿고 구매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레몬’이란 슬로건으로 멋지게 풀어낸 것입니다.
레몬에 이어 이번에도 명사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이 2007년 발표한 슬로건 ‘Das Auto’는 영어로 번역하면 ‘The Car’, 즉 자동차입니다. 여기서는 어디에나 있는 흔한 자동차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자동차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폭스바겐이 모든 자동차를 대표한다는 자신감이 드러나는 대목인데요. 폭스바겐은 2008년 세계 경제가 침체된 가운데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인 630만 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자신감을 결과로 증명해 보였습니다.
폭스바겐은 2016년부터 슬로건 대신 브랜드 명인 ‘폭스바겐(Volkswagen)’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이란 단어가 Volk(국민)와 Wagen(자동차)의 합성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민차’라는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다고 해석해도 좋을 듯합니다. 독일의 ‘국민차’로 시작했던 폭스바겐이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에서 ‘국민차’로 사랑받길 기대합니다.
2023년 폭스바겐은 ID.2all 월드 프리미어에서 새 슬로건인 ‘LOVE BRAND’를 발표했습니다. 폭스바겐 CEO 토마스 셰퍼(Thomas Schäfer)는 “우리는 폭스바겐을 다시 진정한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만들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는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으며 축적된 브랜드 헤리티지 및 인지도를 인지하고 계승하되, 과거에 종속되지 않고 전동화라는 새로운 흐름에 맞게 새로운 고객 만족을 이끌어내겠다는 다짐입니다.
‘작게 생각하라(Think small)’부터 ‘사랑받는 브랜드(LOVE BRAND)’까지, 폭스바겐은 다양한 슬로건을 통해 브랜드의 DNA를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 만족을 다짐해왔습니다. 끊임없이 스스로를 재창조하며 더욱 향상된 고객 만족을 이끌어낸 폭스바겐의 다음 행보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