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Life2023-09-21

자동차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③ 아우디 편 : 알파벳 & 숫자에 숨은 이야기

한 소년이 문득 중얼거린 라틴어가 오늘날 아우디(Audi)란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을까요? 회사명을 독일어가 아닌 라틴어로 정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모델명을 정하는 공식까지, 아우디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함께 살펴보시죠!


호르히(Horch) 대신 아우디(Audi)를 채택한 이유는?

자동차 브랜드명은 창립자의 이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우디도 그중 하나죠.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는 기술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자동차 산업 관련 경험을 쌓은 후 1899년 자신의 이름에서 따온 호르히사(Horch & Cie)라는 자동차 기업을 쾰른에 창립했습니다. 하지만 10년 후 이사진들과의 의견 차이로 호르히는 자신이 만든 회사를 떠나고, 같은 해인 1909년에 두 번째 자동차 회사를 창립했습니다.

기존의 회사명은 상표권으로 보호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이름을 정해야 했는데요. 이때 사업 파트너의 아들이 어른들의 논의를 듣고 “호르히(Horch)를 쓸 수 없다면 같은 의미의 라틴어 아우디(Audi)를 사용하는 건 어때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제안이 마음에 든 호르히는 회사명을 아우디로 채택하고, 스스로를 ‘아우디 호르히*’라고 부를 만큼 새 이름에 대한 애정을 보입니다.


*독일어 호르히(Horch)와 라틴어 아우디(Audi) 모두 ‘듣다’라는 의미의 단어


알파벳+숫자 = 아우디 모델명

아우디의 모델명 대다수는 A3, Q2 등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는 규칙이 존재합니다.

A, S, Q 등의 알파벳은 차체 스타일이나 퍼포먼스 레벨을 상징합니다. 가장 기본 모델은 A부터 시작되고, 알파벳에 따라 차 등급이 나뉩니다. 또한, A3, A5, A8 등 알파벳 뒤에 붙는 숫자는 차량 사이즈 구분을 위해 사용됩니다. 숫자가 커질수록 차량 사이즈가 커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럼 A 시리즈부터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좌) A3 / (우) S3

A 모델은 아우디의 가장 기본 모델 시리즈입니다. 세단, 해치백 등으로 구성된 A 라인은 A3부터 A8까지의 모델이 있습니다. 숫자는 차량 사이즈를 의미하기에 A 라인에서는 A3이 가장 작은 모델이고 A8이 가장 큰 모델입니다.

S 모델의 S는 ‘최고 성능(Sovereign Performance)’을 의미합니다. A 모델과 구성은 동일하지만 더욱 성능이 뛰어나고 파워도 더욱 강력합니다.


Q8

Q 모델의 Q는 이탈리아어로 ‘콰트로(Quattro)’, 즉 아우디의 전매특허인 사륜구동 시스템을 나타냅니다. 사륜구동은 보통 4WD(Four Wheel Drive) 혹은 AWD(All Wheel Drive)라고 칭하는데, 이는 자동차 추진 방식 가운데 네 바퀴 모두에 동력이 전달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륜구동에 비해 추진력이 월등하고 비포장도로와 같은 험로, 경사가 급한 도로나 미끄러운 도로를 주행할 때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습니다. Q 모델은 SUV, 크로스오버, 왜건 등으로 구성되었으며 사이즈 역시 Q2부터 Q8까지 다양합니다.


RS6

R 모델의 R은 ‘로드스터(Roadster: 지붕이 없고 좌석이 2개인 자동차)’를 의미합니다. R 모델은 레이싱카 느낌의 디자인과 강력한 파워를 선보입니다.

RS 모델의 RS는 독일어로 ‘Rennsport’, 영어로 ‘Racing Sport’를 가리키며 의미는 동일합니다. RS 모델은 아우디 전체 라인업 중 가장 빠르고 파워풀한 모델로, 빨간색 마름모 엠블럼을 부착한 것이 특징입니다.


알파벳+숫자+수식어 = 모델별 특징 한눈에 파악

아우디의 모델명은 알파벳+숫자의 규칙을 따르지만, 모델의 특징을 드러내며 차별화하기 위해 수식어를 붙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콰트로(quattro), 스포트백(Sportback), TFSI 등 아우디 모델을 수식하는 단어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콰트로(quattro)의 의미는 앞서 말씀드렸는데요. 아우디 콰트로(Audi Quattro) 모델*과 혼동을 피하기 위해 소문자 ‘q’ 철자로 표기하며, 가장 기본적인 모델을 제외한 거의 모든 아우디 차량에 콰트로가 사용됩니다.

카브리올레(Cabriolet)는 프랑스어로 ‘전환 가능성(convertible)’을 뜻합니다. 차량의 지붕과 천장이 전환 가능하다는 의미로, 쉽게 말해 ‘오픈카’입니다. 아우디 모델 중에서는 A5 카브리올레 모델이 있습니다.


*1980년부터 1991년까지 생산된 모델


(좌) Q4 스포트백 e-트론 / (우) A7 스포트백 TFSI e

스포트백(Sportback)은 차량의 지붕과 트렁크가 각 없이 매끄럽게 이어지는 패스트백(fastback) 스타일의 차량입니다. A5 스포트백, A7 스포트백, Q4 스포트백 e-트론 등이 대표적입니다.

TFSI(Turbo Fuel Stratified Injection)은 터보 차징 및 직접 연료 분사를 사용하여 동력과 성능을 향상시키는 엔진을 장착한 아우디 차량에게 붙는 수식어입니다. A7 스포트백 TFSI e 모델이 대표적입니다.


‘기술을 통한 진보’의 상징, 아우디 전기차 모델 e-트론(e-tron)

알파벳+숫자의 규칙을 벗어난 모델명도 있습니다. 바로 아우디의 순수 전기차 모델인 e-트론 시리즈입니다. 아우디는 e-트론이라는 이름이 ‘전기 구동이 선사하는 달리는 즐거움과 무궁무진한 일상생활에의 효용감’을 의미한다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어원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아우디의 테크놀로지가 실제 제품으로 형상화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탄생한 이름입니다.

e-tron에 따라오는 수식어는 스포트백, S, GT*입니다. 이중 GT는 장거리에 최적화된 고성능 차량임을 가리킵니다. 실제로 e-tron GT 차량은 일반 e-tron 모델보다 뒷자리 천장이 높고 트렁크 공간이 넓어 장거리 여행 시 더욱 쾌적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오늘은 아우디 모델명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모델명이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각각의 뜻을 알고 나면 각 차량별 특징까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조합으로 새로운 모델명을 만들어낼 아우디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 시리즈에서는 벤틀리 브랜드명 및 모델명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Gran Turismo: 여기서는 장거리를 달릴 수 있는 고성능 차량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