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11Tech
운전의 즐거움이 더해지다! 폭스바겐그룹의 남다른 전동화

많은 자동차 마니아들이 전기차 시대를 기대와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그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자동차들이 전동화되는 과정에서 고성능 차량 특유의 감성이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운전의 재미는 가속 성능 말고도 다양한데, 전동화 모델은 가속 성능 이외에 무엇이 있지? 하는 회의감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우려에 대한 폭스바겐그룹의 해답은 무엇일까요? 각기 다른 지향점을 가진 산하 브랜드들이 운전의 즐거움을 지켜내기 위해, 우리에게 미소를 선사하기 위해 선보인 퍼포먼스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해답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함께 살펴보시죠!

2024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전동화 모델로 전환하고, 2025년 첫 전기차를 출시하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 람보르기니.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 25억 유로(한화 3조 5,3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인데요. 최근 한국 시장에서도 아벤타도르 후속 PHEV 하이퍼카 레부엘토를 공개하며 전동화 전환을 본격화했습니다.
PHEV 시스템의 심장은 ‘엔진’입니다. 레부엘토는 6.5리터 자연흡기 V12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825마력, 최대토크 73.9kgf·m를 내죠. 엔진만으로도 9500rpm까지 구동되고 리터당 출력은 128마력에 달하는, 람보르기니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입니다.
여기에 결합된 전동화 시스템도 인상적인데요. 전륜에 2개, 후륜에 1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하여 출력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907마력을, 코르사 모드에서는 최대 1015마력을 뿜어내죠. 시타 모드를 이용하면 3.8kWh 배터리팩만으로 10~15km가량을 전기차처럼 달릴 수도 있고요. 30분가량 스포츠 주행을 즐긴다면 배터리가 가득 찰 정도로 충전 효율도 뛰어납니다.
전동화 모델들은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무게가 추가되며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데요. 람보르기니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섀시를 탄소섬유로 설계해 아벤타도르보다 10% 가벼워졌고, 비틀림 강성은 25% 증가시켰죠.
위 기술들의 ‘원조’는 람보르기니가 레부엘토에 앞서 공개한 슈퍼카 ‘시안’에 장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슈퍼 커패시터(super capacitor)’입니다. 34kg인 슈퍼 커패시터의 무게 당 출력비는 1kg당 1마력으로, 동일한 무게의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10배 이상 효율이 높습니다. 최대 130km/h까지 출력을 보조할 수 있으며 작동 여부에 따라 10%가량의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자동차가 얼마나 빠른지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는 ‘랩 타임(lap time)’*입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서킷과 산악에서의 랩 타임은 차량의 성능을 파악하는 가늠자가 되기도 합니다. 폭스바겐은 이 점에 주목해 전기차를 앞세워 세계 곳곳에서 ‘도장 깨기’를 하고 다녔습니다.
폭스바겐이 선택한 차량은 ID.R입니다. 폭스바겐의 고성능 디비전 R과 모터스포츠 부서의 합작품으로, 2018년에 등장한 차량인데요. 르망 24시 머신을 연상케 하는 외형과 커다란 리어 윙, ID 시리즈 특유의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동력원은 네 바퀴에 각각 하나씩 장착된 전기모터입니다. 각 모터는 차체 바닥에 있는 대형 리튬이온 배터리팩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최고출력 680마력, 최대토크 66.3kgf·m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단 2.25초. 많은 배터리와 모터가 탑재되었음에도 공차 중량은 1,100kg 이하입니다.
ID.R이 첫 승전보를 알린 곳은 미국의 파이크스피크 힐클라임 대회입니다. 해발 2,800m에서 시작해 4,300m 꼭대기까지 총 19.99km를 질주하는 이 대회에서 ID.R이 수립한 기록은 7분 57.148초! 많은 제조사들이 8분의 벽을 넘지 못해 '마의 8분'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는데, 이 기록을 가뿐히 넘기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로 인정받았죠. 이후 ID.R은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 뉘르부르크링 서킷, 장가계 천문산 산악도로 등에서도 역대급 기록을 선보이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랩 타임(lap time): 경주에서 트랙을 한 바퀴 돌 때 걸리는 시간

주행 성능을 극대화하려면 모터와 배터리에만 신경써야 할까요? 아우디는 차체의 형태까지 유기적으로 바꾸며 주행 성능을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단순히 스포일러*나 에어 플랩**을 작동시키는 정도가 아닙니다. 휠베이스***를 자유롭게 조정하며 공간까지 바꿀 수 있거든요.
2021년 등장한 아우디 스카이스피어는 차체 구성 자체를 바꿈으로써 핸들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민을 담고 있습니다. 휠베이스는 반비례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죠. 길어질수록 실내 공간은 넓어지고 승차감은 좋아지지만 핸들링 성능은 떨어지며, 휠베이스가 짧아지면 그 반대의 성격을 띱니다.
스카이스피어는 전장과 휠베이스를 최대 250mm까지 늘이고 줄일 수 있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량 길이가 4940mm로 설정되어 짧은 휠베이스가 주는 역동적인 운동성능을 구현하고, 후륜 조향**** 기능까지 더해 민첩한 운동 성능을 선사합니다. 반대로 그랜드 투어링 모드를 설정하면, 차량 길이는 5190mm로 늘어나며,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GT카의 승차감을 구현하죠.
차체를 조정할 때마다 운전자를 둘러싼 공간까지 완전히 바뀝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오직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구성 요소를 운전자에 집중시켜 최적화시킬 수 있으며, 자율주행 모드가 활성화된 그랜드 투어링 모드에서는 가·감속 페달과 스티어링 휠*****을 제거하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대형 모니터를 띄우는 기능을 마련했습니다.
* 차량 뒷부분을 밑으로 눌러 차체가 뜨는 현상을 막기 위한 부착물
** 주행 중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 차량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라디에이터 사이에 장착하는 덮개
*** 차량의 앞바퀴 차축과 뒷바퀴 차축간의 거리
**** 차량의 주행 상황에 따라 전륜(앞바퀴)의 조향각에 맞춰 능동적으로 후륜 조향각을 제어하는 기술
***** 차량의 바퀴를 좌우로 움직여 진행 방향을 바꾸는 데 쓰는 원형 조향장치

벤틀리는 럭셔리와 퍼포먼스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브랜드입니다. 다가오는 전기차 시대에도 이러한 가치를 놓치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가 될 것이라는걸 분명히 하고 있죠.
벤틀리 모터스의 애드리안 홀마크(Adrian Hallmark) 회장은 지난해 오토모티브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언급한 바 있습니다.
“현재의 컨티넨탈 GT 스피드가 650마력을 내는데, 전기차는 이보다 2배 높은 출력을 발휘할 겁니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는 2.7초 만에 주파할 수 있는데, 이 기록을 1.5초까지 줄일 수 있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홀마크 회장은 벤틀리의 전기차가 단순히 성능만을 내세운 모델이 아니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벤틀리의 전기차는 가속성능만으로 정의될 수 있는 차가 아닙니다. 첫 전기차는 모든 구간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구성을 갖게 될 겁니다.“
성능은 물론 혁신적인 기술까지 겸비한 차. 창업자가 지향해왔던 ‘완벽한 자동차’라는 벤틀리의 가치가 전기차에서도 구현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 같은 계획의 배경에는 벤틀리의 전동화 전략 ‘비욘드100(Beyond100)’이 있습니다. 2025년부터 매년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부터는 오직 전기차만 판매하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계획을 담은 벤틀리의 미래 청사진이죠.
벤틀리의 주요 라인업들도 전동화 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벤테이가에 이어 플라잉스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출시됐죠. 벤틀리의 전설적인 자동차들, 이른바 헤리티지 컬렉션들을 바이오 연료로 구동시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중입니다.
벤틀리의 노력은 자동차에만 국한되진 않습니다. 영국의 크루 공장에 구축된 생산 제반 여건도 더욱 친환경화할 예정인데요. 이미 3만 개의 태양광 패널로 전기를 자급하고 있지만 이를 4만 개까지 늘리고, 산업 폐기물을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실시간 교통 정보, 음악 및 미디어 스트리밍 등 데이터를 통해 이용 가능한 기능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