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31Tech

역사를 리부팅 시키는 ‘츠비카우 공장’

한 가지 일을 오래 한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만든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합니다. 10년 차 직장인, 30년 전통의 맛집, 50년을 바친 공예 장인과 같이 시간에 대한 수식어가 붙은 대상에게 느끼는 깊이감처럼 말입니다. 100년 넘게 지속해온 일이 있는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100년 넘게 같은 일을 해온 장소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될까요?


폭스바겐그룹은 2018년 9월 전기차 전용 모듈형 전기 구동 매트릭스(Modular Electric Drive Matrix, 이하 MEB)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당시 토마스 울브리히 e-모빌리티 담당 폭스바겐 브랜드 이사회 임원은 ” MEB 플랫폼은 폭스바겐 역사상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 중 하나이며, 비틀에서 골프로의 전환에 버금가는 기술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MEB는 자동차 앞뒤 휠의 간격을 늘리고 배터리를 차체 바닥 면에 넓게 펴는 방식으로 설치할 수 있게 해줍니다. 즉, 차체 내부 공간을 최대로 확보하고 대용량 배터리를 설치해 1회 주행거리를 늘릴 뿐 아니라 무게 중심을 낮게 해 주행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자동차 구조의 변화는 곧 운전자들의 생활까지 변화시킬 것입니다.

그만큼 MEB는 폭스바겐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아이템입니다. 폭스바겐 그룹은 2028년까지 MEB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70종 모델과 2,2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한편 협력사에도 MEB를 공개하며 전기차의 대중화를 꿈꾸고도 있습니다. 활발한 MEB 및 전기차 생산은 탈탄소와 지속 가능한 폭스바겐그룹이 ‘퓨처 모빌리티’를 이루는 주요한 방법입니다.


MEB는 독일 작센에 위치한 츠비카우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이 단순 명료한 사실에는 큰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츠비카우 공장은 오랜 세월 내연 기관을 생산하는 전초 기지 역할을 수행하던 곳입니다.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10년 아우디가 시작되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아우디가 잉골슈타트로 본사를 옮긴 적도 있었지만 츠비카우 공장 자체는 한 세기 동안 자동차 생산 공장의 기능을 이어왔습니다. 100년이 넘는 오랜 세월을 석유로 움직이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운영된 곳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축구장 11배 크기인 180만 제곱미터 규모, 약 8천 명의 직원을 보유한 이 역사적인 공장은 ID.3를 시작으로 100% 전기차 생산 공장으로의 변신을 시작했습니다. 차체 조립, 페인트 도장 작업 등 핵심적인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수개월에 걸쳐 1,600대 이상의 첨단 생산 로봇이 설치된 상태입니다. 2020년까지는 두 개의 조립 라인도 변화합니다. 이 덕분에 2021년부터는 MEB 차량의 모든 핵심 차체 부품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공장 설비는 직원들의 자리를 위협하지 않습니다. 폭스바겐그룹은 오랜 기간 내연 기관 자동차 산업의 장인으로 살아왔던 이들을 위해 1만 3천일의 교육 시간을 투자했고, 이들은 특수 고전압 트레이닝을 통해 현대식 배터리 시스템과 전기 배선을 안전하고 올바르게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며 새로운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ID.3 그리고 미래의 폭스바겐 그룹 전기차는 폭스바겐그룹의 주요 전략인 완전한 탄소 중립과 전동화의 핵심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은 보다 원활한 MEB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생산을 위해 핵심 부품인 배터리 셀 생산과 관련한 전략적 파트너로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 CATL를 선택했으며 노스볼트(Northvolt AB)사와 리튬이온 배터리 공장 건립을 위한 50대 50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탄소배출을 최소화한 친환경 배터리 셀의 생산 역량을 끌어 올리려는 계획입니다.

“역사는 항상 새롭게 다시 쓰이며, 따라서 모든 역사는 현재의 역사이다”라는 역사학자 칼 베커의 말은 세기를 건너 미래를 준비하는 츠비카우 공장의 사례에도 유효한 표현일 것입니다. 앞으로도 미래를 위해 끊임없이 새롭게 태어날 폭스바겐그룹의 역사를 지켜봐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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