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8Tech
폭스바겐그룹 e-모빌리티 디자인의 핵심 포인트

폭스바겐그룹은 이번 2023 IAA를 통해 디자인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룹 산하 브랜드들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차별화된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이를 통해 다양한 소비층의 만족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만족은 고객과의 정서적인 유대감을 뜻합니다. 눈에 띄고,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고객에게 자부심을 선사하려면 다른 브랜드에는 없는 특별한 점이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폭스바겐그룹은 디자인을 통해 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끌어내며 고객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려 합니다.
그렇다면 폭스바겐그룹의 디자인에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요. 최근 수년 사이 출시된 e-모빌리티들의 디자인에 그 답이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전 지구적인 과제입니다. 폭스바겐그룹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한편, 디자인에도 이를 위한 노력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 ID.버즈(ID.Buzz)를 예로 들어 볼까요? ID.버즈는 가죽과 같은 동물성 소재 사용을 배제한 폭스바겐그룹 최초의 모델입니다. 시트, 헤드라이너, 바닥재, 스티어링 휠 등 인테리어 대부분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지속가능성을 높였고, 가죽 질감이 필요한 곳에는 대체 소재를 활용해 유사한 느낌을 구현했습니다. 도어 및 계기판, 스티어링 휠 클립에 사용되던 크롬 역시 인체 및 환경에 유해한 점을 고려하여 액체 페인트로 교체되었습니다.
ID.버즈에 활용되는 재활용 소재는 500ml 페트병 63개와 재활용 해양 플라스틱, 각종 천연 재료 등을 활용해 만들어집니다. 시트 커버에 활용되는 시퀄(SEAQUAL) 원사가 대표적인데요. 해양 플라스틱 10%와 재활용 페트병 90%를 혼합해 만드는 과정에서 유사 소재 대비 탄소 배출량을 32% 저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춘 재활용 소재들은 향후 다른 ID 시리즈 생산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많은 사람의 선택을 이끌어내려면 이들의 기억에 있는 보편적인 디자인을 보여주는 게 핵심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타던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갈아타더라도 거부감이 없어야 하니까요.
먼저 이질감을 줄여야 합니다. 전기차에 대한 이질감이 클수록 소비자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 없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다른 내연기관 자동차로 갈아타듯 자연스럽게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모델로 아우디의 Q8 e-트론을 들 수 있습니다. Q8 e-트론을 처음 접하면 낯섦 대신 익숙함이 느껴집니다. 다른 전기차와 비교하면 상당히 내연기관 자동차다운(?) 외형입니다.
아우디는 여기에 전기차라는 걸 암시하는 몇 가지 디테일을 가미했습니다. 사이드 스커트 상단과 후면 범퍼, 휠 등에 라인을 추가했는데, 이는 마치 IC 회로도를 연상케 합니다. 지금 보는 이 차가 사실 전기차라는 기묘한 힌트를 준 것이죠. 전기차라는 걸 강력하게 어필하는 대신, 모두에게 익숙한 모습을 보여주길 원했다는 의도가 깔린 대목입니다.

란자도르 차체 곳곳에 숨어있는 'Y'자 디테일, 보닛 끝단에서 윈도 라인까지 대각선을 그리며 완만히 올라가는 특유의 라인 등은 쿤타치의 프로토타입 LP500과 첫 양산형 LP400에서 시작된 람보르기니만의 아이덴티티입니다. 쿤타치 이후 모든 람보르기니에 계승된 디자인 요소죠. 이렇다 보니 조금은 낯선 2+2 크로스오버 스타일임에도 란자도르가 람보르기니의 일원이라는 걸 단번에 알아챌 수 있는 겁니다.

최근 공개된 'ID.2 올(ID.2all)‘이 그렇습니다. 많은 사람이 ID.2 올을 보고 폭스바겐 골프를 떠올렸거든요. IAA에서 첫선을 보인 ID.GTI까지 보며 이 생각은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골프 하면 떠오르는 ‘모두를 위한 합리적인 자동차’라는 인상을 ID.2 올과 ID.GTI가 계승했다는 느낌입니다.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성부터 개개인을 위한 라이프스타일까지.
다음에 출시될 폭스바겐그룹 e-모빌리티에는 또 어떤 디자인 철학이 녹아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해볼까요?